프로파간다를 넘어서: 식민주의 폭력으로서 핑크워싱

알카우스 (alQaws)

2020년 10월 18일

[역자 주: 알카우스 (alQaws for Sexual & Gender Diversity in Palestinian Society) 는 풀뿌리 운동에서 시작된 팔레스타인 퀴어 단체로, 팔레스타인 내의 사회문화 변화를 선도하며 LGBTQ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정치적 활동, 시민 사회 기관, 미디어, 일상 생활에서 성별 및 성적 다양성의 역할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촉진시키고 있다.]

10여 년 전 팔레스타인 활동가들은 이스라엘과 그 지지자들이 게이 및 트랜스 권리의 언어를 이용해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억압으로부터 국제적 관심을 돌리는 방식을 설명하기 위해 “핑크워싱 (pinkwashing)” 이라는 용어를 채택했다. 이스라엘 여행 가이드와 홍보 비디오는 텔아비브 해변을 게이친화적인 휴양지로 광고하면서 관광객들이 사실은 인종청소된 팔레스타인 마을의 폐허 위에서 춤을 추고 있다는 현실을 숨긴다. 이스라엘 점령군 내의 게이 장교의 공개적 포용은 리버럴한 사유의 증거로 이용되지만, 검문소 군인의 성 정체성은 팔레스타인인들에게는 큰 의미가 없다. 그들은 모두 같은 총을 들고 같은 부츠를 신고 있으며 같은 식민지 체제를 유지한다.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이 성장하는 가운데, 핑크워싱은 이스라엘을 진보적이고 “현대적인” 국가로 리브랜딩하려는 지속적인 국제 프로파간다의 일환으로 등장했다. 텔아비브와 같은 도시를 게이 관광지로 홍보함으로써, 이스라엘 외무부는 전세계 퀴어 커뮤니티의 지지를 구하며 팔레스타인인 투쟁과의 국제적 연계를 막으려 한다. 결정적으로 “게이 친화적 이스라엘” 이라는 홍보는 팔레스타인인 (및 아랍인 일반) 을 그 이미지의 정확한 대립항, 즉 성적으로 퇴행적이며 따라서 연대에 합당하지 않은 존재로 묘사함으로써만 가능해진다. 이러한 고정관념은 반아랍 인종차별 및 이슬람 혐오 정치 전략을 동원해 팔레스타인 서사와 저항을 악마화하는 오랜 노력에 기반한다.

초기 반(反)핑크워싱 활동은 퀴어 친화성이라는 연막 뒤에 숨겨진 이스라엘의 식민주의와 아파르트헤이트의 현실을 식별하고 이에 맞서 싸우는 데 중점을 두었다. 그러나 반핑크워싱 캠페인과 이론이 발전함에 따라, 알카우스 (alQaws) 의 활동가들은 “프로파간다” 라는 용어가 핑크워싱의 진정한 범위를 포착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핑크워싱은 흔히 글로벌한 마케팅 전략으로 보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이스라엘의 더 깊은 젠더 및 섹슈얼리티 정치, 그리고 시온주의 (Zionism)의 이념적 토대의 표현이었다.

핑크워싱은 증상이고, 정착민 식민주의 (settler colonialism)가 근본적인 질병이다. 핑크워싱을 식민주의 폭력으로 인식하면 이스라엘이 젠더과 섹슈얼리티를 기반으로 팔레스타인인들을 어떻게 분열시키고 억압하고 또 지우는지 이해할 수 있다.

이스라엘의 정착민 식민주의는 점령과 포위라는 군사적 폭력, 아파르트헤이트의 법적 체제, 난민의 귀환 권리 부정 등을 통해 팔레스타인 커뮤니티를 분열시키고 제거한다. 이는 또한 팔레스타인인들을 내부적으로 그리고 심리적으로, 자기 인식과 집단 정체화라는 영역에서도 분열시킨다. 이 투쟁의 본질을 이해하려면 우리는 우리 자신과 식민지화가 우리의 내면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해야만 한다.

핑크워싱은 젠더 및 섹슈얼리티 다양성이 팔레스타인 사회에 부자연스럽고 외래적이라는 인종차별적 아이디어를 추진한다. 이 아이디어가 팔레스타인 커뮤니티에 내면화될 때, 이는 퀴어 및 젠더 비순응 팔레스타인인들을 소외시키고 또 고립시킨다. 이러한 복합적인 사회적 압박은 퀴어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자신의 정체성이나 경험의 일부를 포기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퀴어일 수는 있지만 팔레스타인인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거나, 팔레스타인인일 수는 있지만 퀴어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는. 내면화된 핑크워싱의 파괴적인 영향은 팔레스타인 커뮤니티 전체에 반향을 일으킨다. 이는 퀴어 팔레스타인인을 이스라엘의 협력자나 서구화된 원주민 정보원과 연관시키는 신화를 강화하고, 우리의 정치적 상상력을 좁히는 절망감을 퍼뜨린다.

또한 핑크워싱은 무력화하는 틀(framework)이다: 젠더 및 섹슈얼리티 억압이 팔레스타인인의 본질적인 일부라면, 이를 도전하거나 변화시킬 방법이 없는 셈이다. 이에 따르면 어떤 순간에도 퀴어 팔레스타인인들은 우리 사회 내에서 급진적인 변혁의 주체로 간주될 수 없다. 대신, 핑크워싱은 퀴어 팔레스타인인들이 자신들의 경험과 고통을 오직 피해자성과 무력함의 렌즈를 통해 해석하도록 강요하며, 이는 식민지배 하의 모든 팔레스타인인들의 광범위한 무력화와 억압에 기여한다.

이스라엘 옹호자들이 퀴어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이는 오직 개인화된 피해자라는 이미지를 통해 팔레스타인의 후진성과 이스라엘의 진보성이라는 이분법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묘사는 팔레스타인 사회가 병적인 동성애 혐오에 시달리고 있으며, 반대의 목소리는 오래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암시한다. 핑크워싱은 퀴어 팔레스타인인들에게 그들의 개인적 (절대로 집단적이 아닌) 해방은 그들의 커뮤니티를 벗어나 식민 지배자의 품에 안겨야만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인들이 이스라엘에서 “퀴어 피난처” 를 찾는다는 만연한 신화는 팔레스타인인의 배제와 파괴를 전제로 하는 식민국가의 실제 정책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이러한 식민 상황을 고려한다면 이스라엘 인도주의라는 환상은 순식간에 무너질 수밖에 없다. 아파르트헤이트 장벽에 “핑크 도어” 따위는 없다.

그러나 “이스라엘 구원자”라는 신화는 그 명백한 모순에도 불구하고 지속된다. 핑크워싱은 자신의 가장 강력한 상대인 팔레스타인 퀴어 운동의 존재를 지우기 위해 끊임없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팔레스타인 퀴어 운동은 반식민 투쟁과 가부장제 및 자본주의 억압에 맞선 투쟁을 타협 없이 결합하며, 스스로를 팔레스타인 사회와 반식민 투쟁의 필수적인 부분으로 여긴다. 진보적이고 정치화된 퀴어 목소리의 체계적인 삭제는 오직 식민권력 및 그 서사를 뒷받침할 뿐이다.

알카우스는 이스라엘의 뿌리깊은 젠더 및 섹슈얼리티 정치학을 드러내기 위해 핑크워싱을 식민주의 폭력이라고 강조한다. 식민지 분열을 거부하고 자아와 사회 사이의 분열을 허용하지 않음으로써 우리는 우리의 배제와 싸우고, 우리의 커뮤니티와 투쟁 안에서 우리의 자리를 주장할 수 있게 된다. 알카우스의 활동에서 팔레스타인 퀴어함은 단순히 정체성이 아니라 정치적 동원과 탈식민화에 대한 하나의 급진적 접근이다.

이것이 국제연대 활동가들과 타국 각지에 흩어져 운동을 조직하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어떤 의미일까? 이 문서는 팔레스타인 퀴어의 목소리를 중심으로 반핑크워싱 활동을 재조정하고, 또 지난 20여 년 간의 팔레스타인 내의 풀뿌리 조직활동을 통해 발전된 접근법을 반핑크워싱 활동에 통합하고자 하는 바람에서 구상되었다. 글로벌 북반구에 기반을 둔 활동가들 사이에서 핑크워싱은 주로 단순한 프로파간다 전략으로 간주되며, 이들은 캠페인 기반의 반핑크워싱 활동으로 핑크워싱과 맞서 싸워왔다. 핑크워싱을 [단지 프로파간다가 아닌] 식민주의 폭력으로 분석함으로써 활동가들은 이스라엘 프로파간다와 더 잘 싸울 수 있을 뿐 아니라, 핑크워싱을 더 넓은 정착민 식민지적 맥락에 위치시키고 또 다른 형태의 식민주의 및 젠더/섹슈얼리티 억압과 연결할 수 있을 것이다. 반핑크워싱 작업은 국제주의와 반제국주의 정신으로 수행되지만, 우리는 또한 이 자료가 역동적인 지역 조직화 과정에서 살아 숨쉬고, 이것이 읽히고 사용되는 맥락에 따라 진화하기를 바란다.

원문: http://www.alqaws.org/articles/Beyond-Propaganda-Pinkwashing-as-Colonial-Viol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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